광명사 건강메일

창공에서 펼쳐진 인술

광명건강 2020. 3. 2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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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이익관선생의 체험담소개

동유럽 출장을 가기위해 밤 12시 05분경 이스탄블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륙 후 늦은 기내식 저녁을 먹은 후 잠을 자려는데 승무원이 기내 방송을 통해 급하게 의사를 찾았습니다.
순간 갈등이 되더군요. 의사이지만 환자가 사망하게되면 다양한 조사를 받아야 해서요.

옆자리에 있던 홍민우 빛누리극단 감독이 잠을 자려다가 기내 방송을 듣고 나를 바라보더군요.
빨리 가 보라는 무언의 압력같은 눈빛을 바라보며 머리는 고민을 하는데~ 몸은 이미 기내 복도를 따라서 환자의 곁으로 가고 있는 내 자신을 느끼면서 천상 의사의 마인드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기내 뒷편 복도에 누워있은 유럽계 중년여성의 흉부에 응급 심폐소생술을 비행기 승무원이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환자 가족들과 통역이 가능한 승무원만 남시고 다른 여 승무원들을 잠시 물러나게 한 후 호흡과 심박동이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면서 승무원에게 기내에 비치되어 있는 Doctor bag을 가져오라고 부탁했습니다.
승무원이 가져온 doctor bag에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는지 먼지가 꽤 있었습니다.
doctor bag을 open해서 다양한 종류의 약들을 스캔했습니다. 심정지나 부정맥시 사용하는 아트로핀은 유효기간이 지났고 아데노신도 유효기간 초과이고 에피네프린은 없었습니다.

참고로,
아트로핀 0.5mg을 5분 간격으로 IV(정맥주사),
에피네프린0.5mg~1mg을 3~5분간격으로IV,
상심실성이나 빈맥에 아데노신3mg 을 IV, 빈맥이 지속되면 6mg IV, 1~2분 내에 개선되지 않으면 12mg IV 투여합니다.

시간을 흘러가고 환자는 깨어나지 않아서 매우 답답해 하던 중 갑자기 핸드가방에 늘 보관하던 침 생각이 났습니다.
급히 자리로 돌아와 가방에 있는 작은 침을 꺼내어서 환자에게 갔습니다. 내가 침으로 환자의 둘째 손가락 첫마디를 몸통방향으로 찔러서 피를 짜내자 환자의 가족 중 딸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항의를 해왔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승무원에게 그럼 네가 너의 어머니를 어떻게 깨어나게 할 수 있는지 물어달하고 하자,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둘째 손가락 양쪽을 몸통방향으로 찌른 후 힘주어 밀어당겨 약간의 피를 나오게 한 후, 양쪽 두번째 발가락도 손자락과 동일하게 따 주자 바로 멈추었던 환자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것 처럼 깊은 한숨을 쉬더니 일어나 앉아서 풀어해친 자신의 가슴부분을 가리더군요.
난 그 여성분에게 내 지시가 있을때까지 일어나지 말고 누워있도록 했습니다.
5분정도 지나자 환자분께서는 온 몸을 떨면서 매우 춥고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고 호소를 하더군요. 승무원에게 따뜻한 물에 약간 진하게 꿀이나 설탕물을 희석해서 가져오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뇌로 가는 혈량이 일시적으로 멈추었다가 다시 공급되면 두통과 오한이 뒷따르게 됩니다.
이때 따뜻한 꿀물이나 설탕물을 마시게 하면 도움이 됩니다.
뇌는 산소와 포도당을 영양분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이스탄블공항까지 비행하려면 6시간 이상이 소요된 관계로 승무원과 협의하여 환자를 비지니스석으로 옮겨 눕히고 도착할때까지 발을 머리보다 약간 높게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심장에 무리가 가지않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스탄블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간격으로 맥동을 체크했고 비행기가 착륙하자 바로 공항인근 심장병원으로 갈 것을 환자의 가족들에게 지시했습니다.
잠은 자지 못했지만 한 생명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 했던 내 자신을 칭찬했습니다.
이스탄블공항에서 동유럽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의사로서 자긍심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이 글을 쓴 목적은 나(이익관)를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심각한 외상이 아닌 장기 내부의 문제로 인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먼저 손발가락 4곳을 바늘이나 또는 작은 침을 이용해서 따 준 후 피를 조금 나오게 하면 신속하게 편안해 집니다.
옛날 급체했을 때 할머니들이 따 주던 방식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입니다.

                                                        * 사용한 침자리

 

두번 째 손발가락의 (손등과 발등으로 부터) 첫 마디선(기절과 중절골 사이 관절부)에서 해부학적으로 안쪽인 부위로 손등과 손바닥의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 경계점(적백구분선)을 포인트로 잡습니다.
제 경험상 손 발가락 4곳은 응급 시 생명을 살리는 포인트로 생각됩니다. 아주 오래된 체기에도 좋았습니다.


옮긴이 인사글
필자도 이와 유사한 상황들에서 경험한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참으로 인술은 사람을 살리는데 있습니다.
이에 의술은 동서양을 가릴게 아니라 서로의 좋은 것들을 인정해주고 허심하게 공유함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이박사님을 이런 면에서 높이 평가하며 다시한번 더 감사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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